프로타고라스는 예로부터 " 인간은 만물의 척도 ( 尺度)이다.'명제 ( 命題)로유명한 사람이다. 우리가 프로타고라스에 관해서 아는 것은 모두 가 이 명제 속에 내포되어 있는 사상의 부연 ( 敷衍)으로서다루어질 수 있을 따름이다. 프로타고라스는 모든 사물을 인간 자신에게 나타나는 대로, 그 리고 그것들이 인간 문제에서 맡아보는 구실에 의해서 판단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한 것같이 보인다. 그는 엘레아 학파나 피타고라스 학파나 그 밖의 식민지 철학자들의 우주론적 ( 宇宙論的 ) 내지 수리적 ( 數 理的 ) 사색과 같은, 자기에게는 환상적인 과장처럼 여겨진 것에 대해서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소피스트들
그는 엘레아학파로 하여금 감각의 자명성 ( 自明性 )을 배격하는 데까지 이르게 한 변증법적 방법을 물리쳐 버렸고, 원자론자들이 일상적 경험의 대상을 분석하여 아무도 관찰할 수 없는 뿌리니 종자 ( 種子 ) 니 원자 ( 原子 ) 니 하는 것 따위에 의해서 설명하려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하였다. 또한 정방형의 변과 대각선 ( 맞모금 ) 은 아무리 작은 단위일지 라도 공통 단위에 의해서는 측정될 수 없다는 피타고라스의 주장에도 반대하였고, 실재 ( 實在 )라는 것을 무한정자 ( 無限定者 ) 니 수 ( 數 ) 니 점 ( 點 )이니 하 는 것과 같은 추상물에다 귀일 시키려는 데 대해서도 반대하였다.
그는 이 와 같은 모든 까다로운 이론에 반대하여, 소박한 인간의 입장에 서서 실제로 눈으로 보거나 만져 보는, 또는 그 밖에 여러 감각 기관을 통해 경험할 수 있는 것들만이 실재적이라고 주장하려 하였다. 그는 인간이란 일단 자 기의 감각을 불신할 경우에는 모든 건전성을 상실하는 것이라고 여겼던 것 같다. 그러나 프로타고라스의 사상이 중요한 까닭은, 아무런 음미도 받지 않은 통상적인 인간의 경험을 신뢰하였다는 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신뢰를 바탕으로 하여 그 이상의 지론을 품게 되었다는 데 있는 것이다.
가끔 ' 상 식적 신념'이라는 것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서 보는 바와 같이 프로타고라 스에 있어서도 최초의 의견을 그대로 주장해 나갈 때, 그 이상으로 근본적인 의미가 그 의견 속에 내포되어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왜냐하면 만일 감각을 통해서 관찰할 수 있는 것만이 실재적이 라고 한다면, 실재 ( 實在 )는 사람에 따라 전혀 달라지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포도주는 건강한 사람에게는 달지만 병든 사람에게는 쓰다.
물은 어 떤 사람에게는 덥게, 그리고 어떤 사람에게는 차게 느껴진다. 동시에 본 빛깔과 형태도 사람에 따라 다르네 보이며, 같은 사람에게도 때에 따라 다 르게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꿈은 직접적으로 경험하는 것처럼 지각되며, 환각도 다른 어느 것이나 마찬가지로 사실처럼 일어나는 것이니만큼 꿈이 나 환각들도 사람이 볼 수 있는 어떤 다른 것에 못지않게 실재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리하여 프로타고라스는 일단 자기가 인간을 만물의 척도로 삼아 버린 이상, 개인적 경험을 넘어서 객관적이며 보편적인 실재에다 호 소할 길이 없었다.
그에게 있어서는 인간의 모든 경험으로부터 독립하여 있거나, 혹은 여러 사람들의 경험에 공통해 있는 하나의 세계를 상정한다 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었다. 사람의 의견은 으레 그 사람에게 나타나는 것 을 토대로 하고 세워지는 것이라고 프로타고라스는 주장한다. 다시 말하여 면, 지각한다는 것이 곧 아는 셈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사람이 관 찰하는 것이 그 사람에게는 실재적이며 다른 사람에게는 실재적이 아닐 수 도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떤 사람이 믿고 있는 것이 그 사람에게는 진 리이며 다른 사람에게는 진리가 아닐 수도 있다.
이와 같이 프로타고라스 가 자기의 근본 명제를 발전시켜 감에 따라, 실재와 지식이 다 같이 개인에 따라 상대적인 것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실재 ( 實在 )와 지식 ( 知識 )에 대한 이 노골적이며 방자한 상대주의는 몇 가 지 양식으로 다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유력한 증거에 의해서 지적할 수 있는 한에 있어서는, 모든 소피스트들이 근본적으로 상대주의의 입장에 서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여러 소피스트들은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이 상대주의를 발전시켰다. 상대주의는 방종한 개인주의로 되어 버릴 수도 있을 것이요, 혹은 관습에 의해서 억제당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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