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는 심리학 이외에도 자연의 많은 부면 ( 룸 面 )에 대하여 서 술하였으며, 생리학과 해부학 ٠ 천문학, 물리학에 관한 저술을 남겼다. 그리고 그는 점차 이 여러 방면으로 나뉘어지는 자연 연구 전반에 통하는 보 편적 전제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즉 모든 특수 과학들이 사용하 고 있고 또 사용하여도 무방한 극히 보편적인 어떤 진리들이 있다고 보아 씨 던 것이다. 그리고 그는 이들 전제 내지 보편적 진리야말로, 설사 다른 과 학들보다 시간적으로는 뒤에 형성되었을망정 논리적으로는 앞서는 하나의 별개의 학 ( 學 )에서 명확하게 논의될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
그 가 자기의 연구를 통하여 전개시켜 간 이 별개의 학을 우리는 그의 형이상 학이라고 일컫는다. ' 메타피지카 ( metaphysion, ; 형이상학 )'라는 말은 아리스토텔레스 자신의 저 술 속에는 나타나 있지 않다. 이 말은 그 시대에는 없었던 것이다. 그것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세상을 떠난 뒤에, 그의 저술의 전달 및 편찬과 관련하여 생긴 어떤 역사적인 우연한 기회의 결과로써 만들어진 말이었다. 로드스의 안드로니코스는 B. C. 1 세기의 사람으로서, 아리스토텔레스의 많은 저서의 완전한 발간을 시도하였다.
그런데 마침 그중의 한 저작에 표제가 붙어 있지 않음을 보고 그는 이것을 사실상 이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던 물리학 저서 바로 다음에다 넣기로 하였다. 그리하여 이 표제 없는 저서는 ' 물리학 다음의 저서 ( the work after the physics )' 즉 ' metaphysica'라고 불 리워지게 되었다. 그러므로 ' 메타피지카 ( 형이상학 )'라는 말의 원래 의미는, 아리스토텔레스 저술의 최초의 전집판에서 이 표제 없는 저서가 차지 한 위치를 표시하는 데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 말은 그 후에 널리 사용되어 왔고, 또 그 의미도 다양성을 띠게 되었다. 이 여러 가지 의미들 가운 데에는 아리스토렐레스가 본래 연구하고자 생각하였던 것과 전혀 다른 것 도 없지 않다.
우리는 아리스토텔레스의 ' 형이상학'이라는 말을 다만 안드 로니코스가 물리학 저서 다음에다 넣은 본래 표제 없는 저서에서 아리스토텔레스가 추진하여 갔던 바로 그 유형의 지적인 시도에 대해서만 사용하여 야 한다. 형이상학은 그 형성된 순서상으로 보아서는 선두에 서는 학 ( 學 ) 이 아니다. 그 까닭은 어떠한 사람이건 이미 자연의 여러 면을 연구하지 않은 사 람에게는 형이상학에서 다루는 내용이 마음에 떠오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론적인 지위의 순서로 보아서는 최초의 학이라 하겠다. 왜 냐하면 그것은 이 세계 전반에 걸친 지적 사상 체계를 제공해 주고자 하는 것이며, 이 안에서 비로소 자연의 여러 부면에 대한 다른 모든 탐구는 그 궁극적 시인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형이상학은 아리스토 텔레스도 지적한 바와 같이, 어떠한 지식 체계보다도 못지않게 아주 학문 적이며 동시에 완전히 보편적인 것이다. 그것은 연구의 대상으로서 자연 가운데의 어떤 선택된 부분을 취택하거나, 혹은 항시가 아니라 때때로 일 어나는 자연의 어떤 국면을 취택하거나 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집합적으로 자연 세계를 이루는 일체의 실체와 관계와 과정을 주제로 삼으며, 그리하여 어디서나 보편적으로 타당한 원리들을 진술하고자 한다. 다 시 말하면 형이상학은 존재로서의 존재의 기본적 특성을 다루는 학이며, 전체에 타당하지 않고 일부의 개별적 존재들에 타당한 부차적 원리를 진술하는 과제는 각 특수 과학에다 맡겨 버리는 것이다.
위에 설명된 형이상학의 견해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문들 중의 가장 후기의 혹은 가장 완숙된 부분 속에 논술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초기의, 혹은 보다 플라톤적인 부분에 서는 아주 판이한 견해가 표명되고 있다. 이 초기의 견해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발전 과정 속에서 폐기된 것이지만 역사적 영향을 미쳤으며, 따라서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는 주의를 기울일 만한 가치가 있다. 초기의 견해에 의하면, 형이상학은 최고의 종류의 존재에 대한 연구이며, 신학과 같은 뜻을 갖는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초기에 한 말에, 존 재에는 세 종류가 있다. 최하의 종류는 지구상의 물체들이다. 이것들은 불규칙적으로 그 리고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움직이며, 따라서 어떠한 과학의 주제도 될 수가 없다. 이 보다 높은 종류의 존재는 천체들이다. 이것들은 완전한 원운동을 하고 있으며, 과학의 정당한 주제가 될 수 있고 또 일반적 정칙 ( 定則 ) 으로 서술될 수가 있다. 최고의 종류의 존 재는 아무런 물질의 혼입도 없는 순수한 형상이다. 이 최고의 종류의 존재를 아리스토텔 레스는 신 ( 神 )이라고 불렀다.
여기에서 신이라는 말은, 사실 회람 문헌 속에서도 자주의 미한 바와 같이, 아무런 종교적 의미도 지닌 것이 아니고, 그 저쪽에는 그 이상의 아무것도 없는 그러한 궁극 원리인 것이다. 이 최고의 종류의 존재는 ( 그것은 아무런 물질의 혼 입도 지니고 있지 않기 때문에 ) 이곳저곳 움직이지 않으면서도 지상 · 천상의 물체들의 모든 운동의 근원이 된다. 즉 우주의 원동자인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형이상학에 대한 이 초기의 견해로부터 그의 더 노숙한 견해로 바뀌게 되면서부터 존재의 3 단계의 생각 및 거기에 따르는 신의 사상을 폐기하여 버렸으며, 모든 실체들을 다 같게 다루고 그것들을 모 두 같은 종류의 분석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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